아이들의 행위, 소중한 순간들�
만 3세 아이들과 함께하며
의미롭다고 느끼는 순간들 중의 하나는
'아이들의 작은 행위들(몸짓, 손짓, 표정, 눈빛)'을
가치롭게 들여다보고 있는 교사로서의 나를 마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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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를 붙이는 용도로 지원하게 된 목공풀.
하지만 아이들에게 목공풀은 목공풀로 한정되지 않는다.
목공풀의 다양한 특성이 아이들의 호기심, 상상력과 통한 순간!
흥미로운 탐색의 대상, 놀이의 주인공이 된다⭐
아이들은 검은 종이 위에 목공풀을 짜며
그것이 흘러나오는 모습, 종이 위에 그려내는 우연한
흔적들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는다.
그리고 뭔가 중얼중얼 거리는 모습.
"이건 허수아비예요. 그 앞에는 공룡이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커다란 돌멩이가 나타나서 공룡이 깜짝 놀란거예요.
하지만 사실 이건 돌멩이가 아니고 우주도깨비 였어요!"
또, 면봉으로 목공풀을 가르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역동적인 움직임도 보인다.
"슈웅~ 회오리다~~!! 여기에 바람이 불었어! 으아아아
쌔앵~~~ 꼬리가 생긴다!"
(얼마 전 교실에 찾아오신 원감님의 놀이기록 중.
같은 부분을 느끼신 것 같아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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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옆에서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들의 행위에 함께 몰입한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이 순간 카메라의 촬영버튼을 잊지 않고 누를 수 있었음이 감사 할 만큼, 스스로 탐색하고 선택한 매체와 소통하며 놀이를 만들어가는 아이에게 감탄했고, 그 순수한 놀이의 과정과 흐름에 감동받고 싶었다��
아이들의 행위는 매일 어디서든 어떻게든 말하고 있다.
그들이 건네는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소통의 창을 열어갈 수 있는 교사로서의 태도와 구체적 방법에 대해 늘 진지하게 고민중이다.
커다란 주제와 환경, 보여지고 남겨지는 것들이 놀이의 전부가 아님을. 때론, 금방 사라져버리는 순간과 스쳐지나가는 과정이
더 의미있고 가치로울 수 있음을 기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