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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생활 및 교육·보육과정 어린이집을 옮긴 후 또래관계 고민

전문가님, 안녕하세요. 만3세 아이에 관한 고민입니다.

약 4개월 전, 아이가 어린이집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옮긴 어린이집이 낯설지만 그만큼 기대가 되는지 적응도 잘 하였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걱정이 되는 점은, 이전 어린이집에서의 친구들을 많이 보고 싶어합니다.
1년 이상 함께했던 친구들이니 보고싶어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지금 어린이집에서 반 아이들의 놀이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고 하고, 집에 와서 이름을 말하지도 않습니다.
집에서는 이전 어린이집 친구들을 떠올리며 그 친구들은 왜 나와 같은 어린이집에 오지 않는건지 묻기도 하고, 보고싶다는 말을 되뇌여요.

아이가 친구들이 보고싶다고 말할 때 어떻게 이야기해주면 좋을까요?
지금 어린이집의 친구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가정에서 어떻게 지원해줄 수 있을까요?
이 부분에 관해서 어린이집 선생님과 어떻게 소통하면 좋을지도 궁금합니다. ^^

joy 2025.11.04

최명희 전문가님의 답변 2025.11.05

만 3세이면 지금 몇 개월일까요? 36개월이 지났으니 아직은 어린이집 4세반(만 2세반)일 것 같습니다. 4개월 전이면 7월에 어린이집을 옮기셨군요. 친구들과 우정이 조금씩 생길 때쯤이었겠네요. 매일 함께 노는 친구가 일정해질 즈음일 것 같습니다. 나와 놀이가 잘 맞고, 행동패턴이 비슷한 친구와 놀기 시작하는 때가 있습니다. 아이에 따라 그 시기가 다르고 방법도 다릅니다. 부모님끼리도 친하면 초기 우정이 빨리 생기기도 하고, 성격이 내향적이면 천천히 나타나기도 합니다. 댁의 자녀는 우정이 어떻게 나타났을까요? 되짚어 생각해 보세요.우리도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게,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게 아니라, 그때의 감정을 그리워한다고 하잖아요. 딱 맞는 표현은 아닐 수 있지만 비슷한 일면이 있어요. 아마도 그때가 재미있게 놀았던 경험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예측해 봅니다. 자녀는 어떤 놀이를 좋아하나요? 어떤 친구과 잘 놀이 하나요?(놀이를 이끌어주는 아이인지 양보를 잘해주는 아이인지), 어떤 상황에서 놀이를 잘 하나요?(어른이 계속 반응해 주는 상황인지 개방적이고 넓은 공간에서 하는 놀이를 좋아하는지)

자녀가 어린이집을 옮기는 적응 과정에서 겪는 감정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오히려 감정이나 인지능력이 잘 발달해서 감정 기억을 오래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전 어린이집에서의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것은 정서적으로 깊은 애착이 형성되었다는 증거이자, 또래 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신호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어린이집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부모님의 걱정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다음의 몇 가지를 읽어보시고 부모님이 적용할 수 있는 방법대로 자녀에게 해 보세요.

◯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세요. 아이에게는 중요한 감정이므로 자신의 감정을 존중받는 경험을 통해 안정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안정감으로 새로운 상황에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친구가 많이 보고 싶구나. 네가 정말 재밌게 놀았나보다.”

◯ 새로운 친구나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강요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유도해보세요.
“오늘 어린이집에서 재미있는 놀이 한 거 있었어?”
“새로 만난 ○○와 어떤 놀이했어?”
만약 잘 말하지 않더라도 무리하게 대화를 끌어내기보다는 기다려주세요.

◯ 선생님과 의논해 보세요. 부모와 교사가 함께 아이를 지지한다는 연대감은 아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지금 이 시기는 감정 변화에 민감한 시기이므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잘 못하고 있다거나, 부모의 기대를 져버리고 있다고 느끼면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부정적인 감정으로 조금은 무관심하게 넘겨주시고 새로운 생활에서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부모님과 교사가 함께 노력해 보세요. 아마 한 두 달 후쯤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지나갑니다. 그리고 지금 느끼는 불안과 긴장이 또 좋은 양분이 되어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정신의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