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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놀이의 기쁨 2부 - 밖에서 놀아야 큰다
등록일
2020.03.16
작성자
시스템 관리자
조회수
2,989
자료구분
부모교육
이 영상은 1부 [스스로 놀아야 큰다] 편에 이은 놀이의 기쁨 2부 [밖에서 놀아야 큰다] 편입니다.
아래는 영상의 자막과 음성 대체텍스트입니다.

놀이의 기쁨

(0:23) [영상자료협조 : 한국정책방송원 KTV] 발길 닿는곳마다 친구들이 기다리고 함께 뛰어 놀았던 그때 그시절 온 세상이 아이들의 놀이터였습니다. 이젠 추억으로만 남은 풍경. 아이들은 거리에서 사라졌습니다. 요즘은 놀이시간의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고 있답니다.

(0:49) [엔지 페이지 -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공공보건정책 연구 교수] 자동차들은 어떤 면에서 아이들이 점령했던 공간을 가져가 버렸습니다.

(0:54) 잃어버린 바깥세상을 아이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작은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자동차가 멈춘 거리에선 잊고있던 놀이가 되살아나고 조용하던 마을은 사람 살아가는 활기로 가득합니다. 도시의 풍경까지 바꾼 바깥놀이.

(1:18) [김희진 - 이화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1:33) [팀 길 - 놀이 전문 컨설턴트, 전 플레이잉글랜드 국장] 밖에서 놀 때 맛본 자유는 지붕이 머리 위에 있는 환경에서는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1:43) 놀이를 찾아 거리에 나선 아이들. 세상에서 가장 크고 자유로운 놀이터를 만났습니다. 마음껏 상상력을 펼치고 친구와 함께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질때 아이들의 놀이터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EBS놀이의 기쁨 2부 밖에서 놀아야 큰다

(2:13) [경상북도 포항시] 도시가 발달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많이 생겼습니다. 만으로 여섯살인 소은이에게 집앞 놀이터는 가장 익숙한 공간인데요. 또래 아이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빠가 친구인 셈이죠. [박소은(6세)] 재밌게 놀아주고 싶지만 놀이터에서 뭘 해야할지 아직도 어렵다는 아빠. 집 안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층간소음 때문에 조심조심 놀아야하니 심심하다고 보챌때가 많습니다. 놀이라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아이낳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답니다.

(3:56) [박정호 - 소은 아빠, 김지혜 - 소은 엄마]

(4:15) 아이들과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방법을 찾는게 큰 숙제였습니다. 놀이동산이며 키즈카페며 포항 인근에선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 소은이 아빠 혼자만의 고민은 아니었답니다. 아이들과 놀곳을 찾아 헤매던 포항의 아빠들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모임까지 만들었다는데요.

(5:30) [영상자료협조 : 한국정책방송원 KTV] 아빠들의 어린시절 요즘 같은 놀이터는 많지 않았습니다. 대신 골목에서 친구들과 온종일 뛰어놀았죠. 별다른 장난감도 없었지만 시간가는줄 모르고 신났던 그 때. 심심할 틈이 어디 있나요? 길가에 구르는 돌맹이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은 하루가 즐거웠습니다. 사라진건 골목만이 아닙니다. 함께 뛰어놀 친구도 만나기 힘든 요즘 아이들. 놀이의 짐은 고스란히 부모의 몫이 됐습니다.

(6:30) [이으뜸(5세)] 외동인 으뜸이는 혼자 노는 법을 이미 터득했답니다. 1인 미디어 방송에 푹빠진건데요. 그런데 한시간 다되도록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아빠와 놀이를 시작하는 아들. 그런데 으뜸이의 놀이를 관찰하던 중 발견한게 하나 있습니다. 노는 내내 바닥에 깔린 놀이매트를 벗어나지 않는데요. 종일 집에서 노는 아이에게 허락된 공간은 두평남짓의 놀이매트가 전부였습니다. 작은 방에 설치한 트램펄린이 집에서 유일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죠.

(7:49) [박늘봄 - 으뜸 엄마, 이진실 - 으뜸 아빠]

(8:17)
[자막]
놀이 방해 요인
조사기관 : 육아정책연구소, 조사대상 : 유아 및 초등생 자녀를 둔 어머니 706명, 조사연도 : 2017년, 집계방식 : 1·2순위 합계
무엇이 놀이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인가요?
- 놀이 공간 부족 50.1%
- 놀이 대상 부족 43.3%
- 놀이 시간 부족 32.7%
- 전자기기 사용 증가 25.5%
- 놀이 비용 부담 10.6%
- 성인의 지나친 개입 7.2%
주요 놀이 장소
- 집 72.7%
- 놀이터·공원 18%
- 학교 3.4%
- 유료 놀이 시설(키즈카페 등) 3%
- 친구집 1.8%

[음성]
어째서 요즘아이들은 예전처럼 마음껏 뛰어놀 수 없게 된걸까요? 유아부터 초등학생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아이들의 놀이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가장 많은 응답자의 선택을 받은 항목은 놀이의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조사에 응한 학부모 중 절반이나 공감했는데요. 놀이 대상이 부족하다는 대답도 2위를 차지했습니다. 스마트폰과 게임기도 재대로 놀지 못하는 이유로 손꼽혔죠. 그렇다면 놀이 공간이 부족한 요즘. 아이들은 어디에서 놀고 있을까요? 설문조사 결과 무려 72.7%가 주로 집에서 논다고 대답했습니다. 놀이 대부분이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셈입니다.

(9:30) [권미경 -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

(9:54) 경제 성장과 기술의 발달로 생활 필수품이 된 자동차는 밖에서 놀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커다란 위협이였습니다. 늘어난 자동차 만큼 뛰어놀 공간을 잃어야 했죠.

(10:09) [엔지 페이지 -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공공보건정책 연구 교수] 자동차들은 어떤 면에서 아이들이 점령했던 공간을 가져가 버렸습니다. 우리는 자동차들에게는 편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못한 문화를 만들었던 겁니다.

(10:24) [영국 브리스톨]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아이들이 놀 공간이 사라지는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18세기 주역, 산업혁명의 중심이었던 영국도 마찬가지. 자동차의 행렬이 꼬리를 물면서 도로를 점령했고 도심의 땅값은 치솟았습니다. 도시가 거대해질수록 아이들을 위한 공간에 인색했죠.

(11:07) [코담론 로드 / 영국 브리스톨] 그런데 영국에서도 자동차가 가장 많은 도시로 손꼽히는 브리스톨의 곳곳에선 주말마다 거리의 주인이 바뀝니다. [도로를 폐쇄합니다 푯말] 마을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자동차의 출입을 통제하는 건데요.
[루시 콜백 - 플레잉 아웃(Playing Out) 운동본부] 이쪽 도로 끝을 차단하고 있어요. 차량이 오면 여기에 있는 아이들을 모두 길에게 비키게 하고 표지판을 옆으로 치운 뒤 차를 따라 걸으며 길을 지나가게 합니다. 만약 거주자의 차가 지나가려 하면 우회하시라고 부탁드리죠.
이렇게 도로를 막는 사람도 다니는 자동차도 다소 불편하지만 동네 아이들은 일요일만 손꼽아 기다린답니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골목에서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골목놀이의 날이거든요.
[밥 스키드모 - 브리스톨 주민] 길에서 친구들과 만나 같이 놀고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자전거랑 스케이트보드도 타고 무척 좋아해요.
- 어떻게 생각하니 버티? 재밌니?
- 친구들 만나는 것도 좋아요
[플레잉 아웃(Playing Out) - 차량 통행을 잠시 막고 아이들에게 놀 공간을 마련해주고자 2009년 영국에서 시작된 운동]
도로를 막기만 했을 뿐인데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 수 있는 놀이터가 만들어 졌습니다.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기들도 마음놓고 골목을 누빕니다. 무엇을 할 지 스스로 놀이를 찾고 나이도 성별도 구분없이 어울려 노는 아이들. 놀이터보다 골목에서 노는 시간을 좋아하게 됐답니다. 
[버티 스키드모(10)] 여기서는 축구랑 럭비도 할 수 있거든요. 여기서 하는 놀이는 다 학교에서는 할 수 없어서요. 그래서 거리에서 노는 게 무척 재밌어요.
[애나벨 홀리데이(12)] 전 같이 놀 형제자매가 없거든요. 그래서 보통은 제 보드게임을 갖고 놀거나 휴대폰을 갖고 놀죠. 하지만 여기 나와서 놀면 진짜 재밌어요. 실내에서 하는 놀이만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골목을 놀이터로 만들면서 달라진 건 아이들만이 아닙니다. 어른들에겐 사랑방이 생겼죠. 오늘은 즉석 바베큐까지! 성대한 동네잔치가 열렸습니다. 골목놀이의 날 덕분에 이웃과 한결 가까워질 수 있었다는데요. 아이들의 놀이를 통해 어른들이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겁니다.
[비키 - 브리스톨 주민] 이 행사를 운영해 온 지는 2년 됐어요. 보시다시피 주민들이 만나서 같이 어울리고 아이들끼리도 함게 노는 게 목적이거든요. 이렇게 해서 다양한 아이들이 섞여 놀 수 있는 거죠. 저희는 무척 운이 좋은 편이에요. 서로 나이가 다른 아이들끼리도 아주 친해졌거든요.
최근들어 동참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 영국 전역 500여개 거리로 퍼져나가고 바다건너 35나라에서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15:32) [플레잉 아웃(Playing Out) 운동본부 / 영국 브리스톨] 골목놀이의 날이 시작된건 10년 전인 2009년. 두 아이를 키우던 평범한 주부 알리스가 골목을 아이들에게 돌려줄 것을 제안했죠. 뜻이 맞는 친구 몇명과 의기투합했지만 처음에는 반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알리스 퍼거슨 - 플레잉 아웃(Playing Out) 운동 창시자] 캠페인을 처음 시작했을 때 편지 두 세통을 받았어요. 정말 끔찍한 아이디어라며, 차가 다니는 도로니까 아이들은 공원에서 놀아야 한다는 내용이었죠. 하지만 이런 태도야말로 저희가 바꾸려던 거였어요. 자기 동네 골목에서 놀 수 없는 아이들은 공원도 혼자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거니까요.
[사진, 영상자료협조 : 플레잉 아웃(Playing Out)] 거대한 도시를 바꾼다는건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이 달라진다면 잃어버린 골목을 아이들에게 되찾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골목의 작은 변화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비가 오거나 눈보라가 휘몰아 치는 날에도 골목 놀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문을 열고 나가기만 해도 뛰어놀 수 있다는건 도시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겐 새로운 경험이죠. 바깥놀이가 가르쳐준 놀이의 기쁨에 아이들은 흠뻑 빠져듭니다.
[알리스 퍼거슨 - 플레잉 아웃(Playing Out) 운동 창시자] 거리에 나가 놀기의 대단히 중요한 측면 중 하나가 아이들이 또래 집단 뿐 아니라 모든 연령대와 상호작용하고 소통한다는 겁니다. 어른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성을 키우는 거죠. 당연히 신체 활동이 더 많아지고요 아이들에게 정말 좋고 중요한 일입니다. 처음엔 많은 반대에 부딪혀 좌초될뻔 했던 골목놀이를 이젠 마음만 먹으면 어느거리에서든 실시할 수 있답니다. 일년에 한 번, 시의회에 간단한 신청서만 제출하면 되는데요. 자동차가 점령한 거리를 아이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영국 정부와 지역 주민들이 함께 나선겁니다.
[엔지 페이지 -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공공보건정책 연구 교수] 플레잉 아웃(Playing Out) 운동은 방과 후에 차가 적은 환경에서 아이들이 맘껏 놀 수 있게 해준 멋지고 새로운 접근 방법이었죠. 저희가 발견한 것 중 하나가 야외에 있을때 아이들은 실내에 있을 때보다 3~5배 이상 신체적으로 활동적이라는 겁니다. 이는 연령, 성별, 거주지와는 상관없었죠.

(18:22) 실내에서 놀 때와 바깥에서 놀 때, 어떻게 달라지는 걸까요?
[동작가속도계 - 신체 활동량과 활동 강도 등을 측정하는 도구] 동작가속도계를 아이들에게 착용한 뒤, 신체활동에 변화를 측정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한시간 동안 실내에서 원하는 대로 맘껏 놀게합니다. 아이들이 움직이는 동안 동작가속도계가 신체활동의 강도를 분석하고 에너지 소모량을 측정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놀이 장소와 신체활동량의 관계를 알아보는 실험인데요. 이번에는 바깥에서 한시간 가량 놀 예정입니다.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는게 그저 즐겁기만 한 아이들. 바깥에서 놀다 보면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됩니다. 바위에 오르는 것도 아이들에겐 커다란 도전이죠. 놀이기구나 장난감은 없지만 땅에서 주운 나뭇가지 하나가 재미있는 놀이감이 됩니다. 신나게 뛰어노는 사이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신체활동을 하는데 어느정도로 힘이 드는가에 따라 저강도와 중강도, 고강도 이렇게 세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요. 아이들이 노는 동안에 활동량을 분석한 결과 실내에서 놀때보다 바깥에서 놀때 활동량이 훨씬 더 크고 에너지소모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중강도와 고강도를 종합한 역동적인 활동은 바깥에서 놀때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따라서 실내에서 노는 시간이 더 많은 아이일수록 운동량은 더 적을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20:25) [자막]
실내 놀이와 실외 놀이에 따른 유아의 신체활동(조사대상 : 만 3~4세 유아 / 놀이시간 : 실내·외 각 약 1시간)
활동량을 분석한 결과 그래프(실내에서 놀때보다 바깥에서 놀때 활동량이 훨씬 더 크고 에너지소모도 많음)
활동 유형별 분석
실내·외 활동 유형별 분석 - 앉아서 하는 활동(실내 > 실외), 저강도 활동(실내 > 실외), 중강도 활동(실내 < 실외), 고강도 활동(실내 < 실외), MVPA(실내 < 실외)
MVPA(Moderate to vigorous Physical Activity) 중·고강도 신체활동

(20:58) [이지현 - 연세대학교 영유아교육보육연구실 연구원]

(21:23) 전문가들은 신체 발달을 위해 아이들에게 걷거나 뛰기 같은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하루 60분 권유하는데요. 이번에 개정된 누리과정에서도 바깥놀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임부연 -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21:57) 
[음성]
다른나라도 공교육 안에서 신체활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신체활동의 기준을 설정했고 영국은 유아를 위한 신체활동 지침서를 통해 보행이 가능한 아이들이라면 매일 3시간이상의 신체활동을 해야한다고 권유합니다. 캐나다는 조금 더 엄격합니다. 돌이 지나지 않은 영아들도 활발한 신체활동이 필요하며 앉아서 보내는 시간도 제한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요. 호주는 아이들을 5개의 연령대로 나누고 일상생활에서 하루 해야할 신체활동의 양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막]
(미국) 국가 체육교육 기준 신체활동은 건강의 유지·발전의 결정적 요소다. 다양한 신체활동을 위한 근육운동과 이동 유형에 자신감 갖기
(영국) 스스로 걸을 수 있는 유아는 하루 최소한 3시간 이상 신체활동을 해야한다. 5세 이하의 아동들은 모두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앉아서 보내는 시간을 최소화 해야한다.
(캐나다) 1세 이하의 영야도 매일 수차례 신체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해야한다. 1~4세의 영유아는 하루에 최소 3시간의 신체활동을 해야한다.

(22:54)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의 아빠들도 용기를 냈습니다. 어린시절 뛰놀던 골목바깥놀이의 즐거움을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답니다. 아빠들이 어릴땐 대문을 열고 뛰어나가기만 하면 됐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릅니다. 자동차의 통행을 제한하려면 골목에 사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죠.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골목놀이 운동을 시작한 영국에서도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2년이나 걸렸답니다. 다행이 동네 반장님이 도와주겠다고 하십니다. 안전한 골목놀이를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할것도 많습니다. 안전요원이 입을 형광조끼도 찾았지만, 사이즈가 문젭니다. 영구의 골목놀이에선 분필이 필수인데요. 우리아이들은 골목에서 뭘 갖고 놀아야 할까요? 막막한 마음에 하나 둘 담다 보니 아빠들 손에 들린 보따리가 묵직합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골목을 발견하고 주민들을 설득했다면 합법적으로 도로를 차단하기 위해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혹시 모를 마찰을 피하기 위해섭니다.
[박정호 - 소은 아빠]

(26:22)
[음성]
도시가 들어서고 골목이 사라지면서 놀이터라는 새로운 공간이 빈자리를 대신하게 됐습니다. 공동주택을 지을 때 반드시 어린이 놀이터를 조성하도록 법적기준도 마련했죠. 아이들은 놀이터를 얼마나 이용하고 있을까요?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다섯종류의 놀이시설 중 아이들이 가장 자주 찾는 곳은 동네 놀이터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만족도 최하위. 놀이터에 대한 실망이 크다는데요.
[자막]
지역사회 놀이시설 이용 횟수와 만족도(이용횟수는 월별, 만족도는 5점 만점 기준)
조사기관 : 육아정책연구소 / 조사대상 : 유아 및 초등생 자녀를 둔 어머니 706명 / 조사연도 : 2017년
아파트 단지 내 / 주택 주변 놀이터 - 이용횟수 : 8.99건, 만족도 : 3.42점
사설키즈 카페 - 이용횟수 : 1.05건, 만족도 : 3.76점
수족관 / 동물원 / 식물원 - 이용횟수 : 0.33건, 만족도 : 4.06점
놀이공원 - 이용횟수 : 0.35건, 만족도 : 3.94점
어린이 / 일반 도서관 : 0.27건, 만족도 : 3.91점

(26:59) [진승범 - 조경 디자이너, 서울시 창의놀이터 사업 자문]

(27:23) [서울특별시청 2019 서울 어린이놀이터 국제심포지엄(11월 8일)]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를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기 위해 전세계 놀이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최근 덴마크에서는 학교 운동장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복잡한 도심에서 아이들의 놀이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답니다.
[안나 하셀 - 덴마크 건축가] 아이들에게 놀이터는 새로운 것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놀이 공간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선 도시 내에 다양한 공간에서 놀이를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 놀이터뿐만 아니라 학교 운동장도 될 수 있죠.
학교 운동장 뿐 아니라 도시의 다양한 공간을 놀이터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어른도 함께 놀 수 있는 열린놀이터를 만드는 것이 덴마크의 목표. 놀이터가 지역사회에 중심이 될 때 아이들은 더 안전하고 창의적으로 논다는 겁니다.
[박현선 - 세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8:55) [서울특별시 중랑구] 달라져야 한다는 고민을 담아 만든 놀이터가 서울에도 있습니다. 안전관리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폐쇄 위기에 놓였던 이곳은 2015년 두달동안의 보수공사를 통해 아이들의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제충만 - 아동권리 옹호 활동가, 세화놀이터 개선사업 참여]
처음에는 놀이터 재건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주택가 복판에 위치해 시끄럽다는 이유였죠. 하지만 새단장을 마친 후엔 백일잔치까지 열만큼 놀이터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반대하던 주민들까지 애정을 갖게 된건 놀이터를 설계하면서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덕분이었습니다. 처음엔 놀이터에 바닥에 모래를 깔 생각이었지만, 위생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재기되자 모래와 고무칩을 반반 시공하는 방법으로 절충안을 찾았습니다.
[이경진 - 주민, 세화놀이터 개선 사업 참여]
요즘 놀이터를 세로 만들때 빠지지 않는 논쟁이기도 한데요. 우리나라에 놀이터는 모래보다는 고무칩바닥을 더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30:58) [독일 프라이부르크] 다른나라의 놀이터는 어떨까요? 생태도시로 알려진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별다른 놀이기구 하나없이 모래와 물이 전부지만 이곳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랍니다. 모래없는 놀이터는 독일에선 상상조차 힘들다는데요. 아이들은 매일 모래를 쌓아 새로운 놀이를 만듭니다. 일년에 두어번 모래를 바꾸는 수고에도 불구하고 모래놀이터를 고집하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명순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
독일의 놀이터에는 가공하지 않은 자연이 담겨 있습니다. 주변의 환경을 살린 놀이기구들은 똑같은 것을 찾아보기 어려운데요. 다듬지 않은 원목으로 만들어 거칠고 투박하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자칫 가시가 박힐 수도 있다는걸 아이들은 놀면서 깨닫게 되죠. 하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위험을 경험해야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싹트기 때문입니다. 모험과 도전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독일의 놀이터. 프라이부르크 시내를 걷다 보면 100미터 간격으로 원목과 모래로 이루어진 다양한 놀이공간들을 만나게 됩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인 셈인데요. 아이들이 놀면서 세상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섭니다. 

(33:33) [서울특별시 송파구] 밖에선 놀 시간이 부족한 요즘아이들. 두살 터울의 자매 다은이와 주은이는 이 놀이터 최고의 단골입니다. 한참 장난기 가득할 나이. 바깥놀이가 즐거울 때입니다. 딸들을 위해 아빠는 놀이터 근처로 이사까지 감행했답니다.
[김다은(11세), 김주은(9세)]
아이들이 진짜 좋아하는 놀이터는 따로 있습니다. 집에서 자동차를 타고 한시간 반거리. 조금은 먼 길이지만 들뜬 마음에 지루한 줄도 모른답니다.
[김태성 - 다은, 주은 아빠]
[강원도 홍천군] 자연을 담은 놀이터를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으로, 네명의 아빠들이 지인의 땅을 빌려 소박한 놀이터를 만들었습니다. 놀이기구도 직접 제작했는데요. 딸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가 삽질이 될 줄, 놀이터를 만들땐 짐작도 못했습니다. 아이들은 흙과 물만 있어도 즐거울 수 있다는걸 알게됐죠. 아빠도 배운게 있습니다.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겁니다.
[김태성 - 다은, 주은 아빠]
함께 놀이터를 만들었던 지호네 가족입니다. 지호도 삽질이 제법 능숙합니다. 지난 1년동안 아빠놀이터에서 갈고 닦은 실력이죠. 수로를 만들기 시작하는데요.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서로의 역할을 나누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 협력합니다. 아이들의 성장을 느낄때 가장 뿌듯하다는 아빠. 시시각각 물길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정해진 틀이 없는 흙과 물은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장난감입니다.
[김주은(9세)]
아빠들이 예전에 튼튼한 돌로 예쁜 수로를 만들어줬지만 아이들은 놀이터에 올때마다 마음 내키는대로 땅을 파 자신들만의 물길을 만듭니다.
[송성근 - 지호 아빠]
놀이터를 만들고 나서 비로소 아빠들은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건 거창한 놀이시설이 아니었죠. 흙과 물, 그리고 함께 놀 친구가 있는 그곳이 아이들에겐 최고의 놀이터였습니다.

(39:50) [팀 길 - 놀이 전문 컨설턴트, 전 플레이잉글랜드 국장] 나가 논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좀 더 자유가 있고 지나치게 제한받거나 갇혀 있지 않음을 뜻합니다. 나가 놀 때 맛본 자유는 지붕이 머리 위에 있는 환경에서는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40:12) [경상북도 포항시] 아이들에게 골목을 되찾아 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포항의 아빠들은 땀흘린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요? 드디어 골목 바깥놀이의 날이 찾아왔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한데요. 골목을 내어준 주민들에게 고맙고 미안함 마음을 꼭 전하고 싶었답니다. 골목 놀이의 첫번째 조건은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길이죠. 안전한 놀이를 위해 골목을 막고 차량을 통제합니다. 아빠들 어린시절엔 대문밖에 곧 놀이터였지만 자동차가 많은 요즘은 안전을 위한 꼼꼼한 준비가 필수입니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골목이 아이들에겐 새로운 풍경입니다. 소문듣고 찾아온 아이들로 어느새 거리가 북적북적. 놀이에 빠진 아이들이 주차된 차량에 부딪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경계선 표시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놀다가 배가 고프면 안되겠죠? 허기를 달래 줄 간식도 마련했답니다. 동네가 떠들썩. 잔치집 분위기인데요. 아빠들이 바쁘게 준비하는 사이 성미급한 아이들은 벌써 골목을 접수했습니다. 들뜨는건 어른들도 마찬가지. 오늘 골목에 주인은 놀고싶은 아이들입니다. 아빠들의 어린시절 그때처럼, 골목을 누비며 신나게 뛰고 달리는 아이들.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 골목은 서로를 배려하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아빠들이 즐겨하던 놀이 땅따먹기 입니다. 여럿이 놀다 보면 경쟁심도 불태우게 되죠. 규칙을 만들어서 함께하는 놀이는 아이들의 사회성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에도 도움을 줍니다. 장난감이 없어도 이렇게 재미있게 놀 수 있다니. 아이들에겐 신세계입니다. 어린시절의 놀이를 아이들과 함께 하는건 어른들에게도 특별한 추억이죠. 동심으로 돌아간 아빠들.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공간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골목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훌륭한 놀이터입니다.
[김인호(11세)]
거침없이 놀았던 하루. 가슴벅차게 뛰어놀았던 골목놀이가 끝났습니다. 아이들이 놀았던 흔적을 지우고 골목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골목에서 함께 한 오늘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하루로 기억될겁니다. 골목은 사라졌지만 본능처럼 바깥놀이를 갈망하는 아이들.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가고 그 안에서 기쁨을 발견할 때 삶을 이끌어갈 방법을 발견할 수 있죠.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놀아야 할 이유입니다.

(47:33) 이 프로그램은 www.ebs.co.kr/과 EBS Play 모바일앱을 통해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