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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토크]

[고마운 학부모] 초임이였던 내가 버틸수 있었던 이유

초임이던 저에게 무한한 믿음과 존경을 보내주신 학부모님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서 써봤습니다^^

당시 담당 연령 : 만3세
안녕하세요.
 저는 22년도에 갓 졸업한 상태로 만3세 유아반 담임이라는 과분한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대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현장은 너무나도 다르고 또 힘들어서 하루하루 버티는게 고작이였습니다. 알바만 해왔던 제가 담임이라는 큰 책임감을 가지고 하루하루 힘들게 생활하면서 버틸수 있었던 가장큰 이유는 동료교사, 사랑스런 아이들도 있었지만 부족한 저를 믿어주신 학부모님들이였습니다.
다행이도 모든 학부모님들이 저를 믿어주시고 초임교사라는 것을 알고 도와주고 같이 으쌰으쌰 힘내요 라며 다독여주셨지만 그중에서도 한 학부모님이 제가 큰 힘이 되주셔서 이렇게 소개를 해드리려고 합니다.(ㅇ학부모님이라고 칭하겠습니다)

ㅇ학부모님의 자녀는 또래친구들보다 더 산만하고 훈육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저를 힘들게 했던 아이임과 동시에 저에게 사랑, 존경을 무한으로 주었던 아이였습니다. 
학습적인 부분에서도 집중시간이 짧아 힘들었고 교우관계에서도 공격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 친구들과 원만하지 못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아이였습니다. 또 위험한 행동을 많이 하는 행동특성때문에 거의 매일 울거나 상처가 생겨 집에 가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런 일이 있는 날이면 바로 전화를 드려 ㅇ학부모님께 죄송한 마음과 지도를 부탁드렸는데 항상 “우리 아이 때문에 선생님이 고생이 너무 많으세요ㅠ 위험한 행동 하지않게 집에서도 훈육할게요~” 또는 “아이니까 다칠 수 있죠^^ 선생님 탓이 아니란거 알아요~ 말씀주셔서 감사해요.” 하며 사과또는 위로, 격려의 말을 해주셨습니다.
아이가 많이 다쳐 속상하고 또 교사안 저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었지만 단 한번도 그러신적이 없으셨습니다. 항상 제가 놀랐을까봐 걱정해주시고 원활한 소통도 해주셨죠.

아이가 하원할때 항상 같이나가 인사드렸었는데 그때마다 고맙다는 이야기와 오늘도 수고하셨다는 간단한 인사를 꼭 꼭 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또 교사로써 맞이하는 첫 스승의날에 아이를 등원 시키면서 제 손을잡고 “선생님이 우리 아이 선생님이라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선생님이 처음이라 부족할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전혀 아니예요!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별거아닌 말같지만 저는 너무 감사하고 또 뿌듯한 마음에 지금까지 한마디도 까먹지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가 수료하기 한달 전, 아이가 계단에서 넘어져 이마가 찍혀 다친적이 있었습니다. 피가 나는 아이의 이마를 지혈하고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병원으로 급하게 이동을 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병원에 가는동안 옷에 묻은 피를 보고 내가 부족해서 아이가 다친거라는 생각이 들며 눈물이 나려고 했지만 아이의 앞에서 울면 아이가 동요할거란 생각에 꾹 참으며 병원에 갔습니다.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학부모님이 오셨고 울음을 참으며 아이에게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아이를 꼭 안아주신 후 학부모님이 하신 행동에 저는 꾹 참았던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왜 아이를 제대로 보지않았냐, 왜 이렇게 다쳤냐라는 물음 원망이 아닌 저를 꼭 안아주며 “선생님도 많이 놀라셨죠.. 놀라게 해드려 죄송해요.” 였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학부모님을 함께 안아드리며 죄송하다고 제가 더 잘 봤어야 했다고 사과 드렸는데 아니라고 원래 산만한 아이라서 그렇다며 선생님 잘못이 아니라고 계속해서 위로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처치 후 다시 원으로 돌아왔고 아이들이 하원한 후 학부모님이 오셨습니다. 일에 대한 설명을 다시 듣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자초지종을 다시 설명해드리고 다시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일 없게 하겠다 라는 말밖에 하지 못하는 저를 다시 안아주시며 “선생님을 탓하려고 온게 아니고 그저 상황에 대해 다시 듣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자책하고 있을 것 같아서 왔다. 선생님 잘못이 아니다. 괜찮다. 아이도 크게 다친게 아니니 괜찮다. 선생님도 그만 미안해해라.“ 라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이후 수료식이 다가오는 동안 ”내년에도 우리 아이 담임 맡아주면 좋겠어요~“
”3월에는 아이가 울면 당황하셨는데 이제 아이들 잘 다루세요. 아이들도 선생님 너무 좋아하구요.“ 라며 항상 칭찬을 해주셨어요. 

그렇게 아이는 원을 계속 재원중이며 아이가 수료하던날 ”선생님이 우리 아이 담임이여서 너무 좋았어요^^ 선생님을 못 잊을 것 같아요.“ 라며 안아주셨습니다.

이렇게 저에게 가장 고맙고 또 미안했던 학부모님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좋은 학부모님이 세상엔 참 많은데 몇명의 예외 학부모로 인해 안좋은 인식이 생기는 게 참 속상한 마음입니다. 교사생활을 하고 계신 모두를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